캥거루족
취업만 하면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독립할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취업을 하고 소득이 생긴 뒤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불안정한 취업 환경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캥거루족’은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경제적·생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을 뜻합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28세 청년 10명 중 7명 정도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경제적 독립과 주거 독립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024년 청년층의 경제적 독립 비율은 75.4%까지 높아졌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한 뒤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Z세대 구직자 가운데 취업 후에도 당장 독립할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74%**에 달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이유로는 ‘독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가장 많았고, 소득과 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도 주요 이유로 나타났습니다.
월급을 받기 시작하더라도 월세와 관리비, 식비, 교통비 등 각종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때문에 청년 입장에서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주거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캥거루족과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의 최근 분석에서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취업이 불안정한 청년의 경우 결혼과 출산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해당 유형의 청년 가운데 25.4%가 ‘결혼하고 싶지 않다’, 21.3%는 ‘출산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캥거루족 현상은 단순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이라는 개인의 문제만으로 바라보기 어렵습니다.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고 취업과 소득의 안정성이 낮아진다면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은 앞으로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는 경제적 독립과 주거 독립을 별개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무조건적인 의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캥거루족의 증가는 결국 청년 개인의 선택을 넘어 주거비, 일자리, 소득 안정성 등 현재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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